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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지금 만나러 갑니다 안성은편 62 (2009.07.05 01:49) 방학이 시작되고 나서 산 것들(~7.26) ◈ 필름 종류별로 ◈ 백석 정본 시집/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내 여자의 열매 ◈ 회색 바지랑 셔링셔츠 ◈ 아이보리 토드백 ◈ 디자인스티커 6종 ◈ 이영훈씨 앨범 ◈ 파란색 집게세트 ◈ 토마토 2팩 ◈ 에비앙 생수한통 ◈ 팔찌5개 ◈ 제티 2캔 ◈ 리본머리띠 ◈ 큐빅핀 ◈ 제주감귤/백년초 초콜렛 ◈ mmmg스티커 ◈ 하이테크 0.3 B ◈ 투명테이프 굵은거 ◈ 악세사리즈 귀걸이3종세트 ◈ 스킨푸드 허니블랙티 버블폼 ◈ 약 2세트 ◈ 식빵 한 봉지 ◈ 딸기쨈 ◈ 연필 한다스, 사무용괘지 2세트, 빨간편지봉투 2팩 ◈ 먹물, 필붓2자루 ◈ 나일론 7월호 ◈ 쎄씨 8월호/권능 ◈ 신한 수채물감 18색/18호 붓/도화지 4장 ◈ 파인애플 반통, 밀키스 한병, 사이다.. 더보기
내 여자의 열매 - 한강 1 열여섯살이었다. 토요일 수업이 끝난 뒤 운동장 가의 긴의자에 혼자 앉아 있었다. 햇볕이 내리쬐는 봄날 오후였다. 날이 저물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나는 운동장을 향해 눈을 뜨고 있었다. 가방을 멘 아이들이 멀리서 오가다가 차츰 인적이 드물어졌다. 문득 정신이 들어보면 한시간, 두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곤 했다. 그때, 그 햇빛 아래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2 스물네살의 추석 밤이었다. 달을 보려고 혼자 대문에 나갔다. 처음 직장에 다니며, 잠을 네다섯 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도둑글을 쓰던 때였다. 소원을 빌어야지. 희끗한 달을 올려다보면서 나는 뭔가 바랄 만 한 것을 생각해보려고 했다. 그냥, 이 마음을 잃지 않게만. 그리고는 더 빌 것이 없었다. 순간순간 차고 깨끗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