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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프랑수아즈 사강-김남주옮김/민음사 "그리고 당신,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그는 말을 멈추고는 포도주를 한 모금 길게 마셨다. 폴은 반박하지 않았다. "무시무시한 선고로군요."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가장 지독한 형벌이죠. 저로서는 그보다 더 나쁜 것, 그보다 더 피할 수 없는 것을 달리 모르겠습니다. 제겐 그보다 더 두려운 게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겁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입 밖에 내어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는 때때로 고함을 지르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나는 두려워, 나.. 더보기
<가을> _ 가을이라 그런가. 조금만 더 기울이면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자주 코끝이 찡하고 마음이 아프다. _ 가을이라 그런지 그리워지는 것이 많아지고 네 생각이 자주 난다. 뭐가 그렇게 겁이 났니, 우리 이야기에서부터 달아나 혼자가 되버렸던 너는 많이 아픈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고 그 밤의 것들로 인해 나는 울었더랬다. 그런 밤이 있었고 사무치게 그리운 대상이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이 되었다. 그러다가도 문득 지나고 말, 그 이야기가 가슴에 콱 박혀서는 떠나지를 않는 것이었다. 오늘처럼. 어데서 체리향 비슷한 짙고 탁한 단, 향이 풍겨오고 나는 무력하게 속수무책으로 그것에 마음을 내 주고 있다. 책들을 뒤져보기도 하고 빵을 씹어보기도 하고 물을 마셨다가 글을 쓰다가 공부를 하고 음악을 듣다가.. 더보기
생각해보니 너를 처음본건 스무살, 그 푸르던 나이의 9월이엇다. (_그때의 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펄펄 열이 났었다.(물론, 지금도 여전하다만) 그 때의 나는 긴 머리를 질끈 묶고 항상 운동화를 신고 다녔었다. 학교에는 쪼리를 딸딸 끌고다녔었고. 떠올려보면 너는 참 순진한, 그래서 더 펄펄 열이 나던 남자애였다. 그래서, 나는 네가 참 좋았다. 자전거 여행을 다녔다는 그 이야기가 좋았고, 그 날의 너와 나를 감싸고 있던 그 공기의 온도가 즐거웠다. 떠올려보니 참 좋았고 좋았던 시간들. 조심스레 네 이야기를 꺼내보이고 어깨를 감싸안았던 그 손을 기억한다. 헤어짐이 아쉬워 몇 번이고 서성였고 또 그리워했었던, 그 시간의 끝에는 항상 네가 있었다. 너는 줄 것이 없다며 미안해했지만 나는 그 마음.. 더보기
하고 싶은 것도, 듣고 싶은 것도, 읽고 쓰고 나누고 싶은 것도 많은 스무살 언저리 의 우리들.(2009.09.30 수 01:20) 더보기
이 겨울이 가면 1,2,3 _1 지금 이 때가 사무치게 그리울 거다 차가운 공기, 무겁고 그만큼 맑은 공기의 무게감, 당신 숨결도 보이게 했던 차가움, 입김, 뽀득 했던 눈, 코트, 겨울냄새, 깨끗하다 못해 투명하게 느껴지는 그런 빛 같은 것들도. 수연이 홈피에서 피리부는 할아버지 앞에 털푸덕 앉아 바라보는 두 여행자(로 추정되는) 여자. 스무살 언저리 의 그 사람들. 을 보고 여름이 간절해졌다. 그래도 지금은 겨울을 살아야지 겨울을 살고 있는 스물 하나의 안성은 안성은 안성은,. _2 직접 대면하진 않았지만,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쭉 잘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언젠가는 한 번은 꼭 만나지 않을까 하면서 나의 '여기, 이 곳'을 내가 지키고 있다면 당신은 당신의 '여기, 이 곳'을 어느 누구보다 당신만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