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신경숙/문학동네 팔 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그냥 흘러가는 법 또한 없다. 팔 년 만에 전화를 걸려온 그에게 어디야? 하고 담담하게 묻는 순간, 이제 내 마음속엔 그에게 하지 못한 말들이 쌓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아 있는 격렬한 감정을 숨기느라 잘 지내고 있는 시늉을 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정말 담당하게 그에게 어디야? 하고 묻고 있었으니까. 의문과 슬픔을 품은 채 나를 무작정 걷게 하던 그 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 쓰라린 마음들은. 혼자 있을 때면 창을 든 사냥꾼처럼 내 마음을 들쑤셔대던 아픔들은 다 어디로 스며들고 버려졌기에 나는 이렇게 견딜 만해졌을까. 이것이 인생인가. 시간이 쉬지 않고 흐른다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이 때문인가. 소용돌이치는 물살에 휘말려 헤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