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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프랑수아즈 사강-김남주옮김/민음사 "그리고 당신,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그는 말을 멈추고는 포도주를 한 모금 길게 마셨다. 폴은 반박하지 않았다. "무시무시한 선고로군요."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가장 지독한 형벌이죠. 저로서는 그보다 더 나쁜 것, 그보다 더 피할 수 없는 것을 달리 모르겠습니다. 제겐 그보다 더 두려운 게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겁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입 밖에 내어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는 때때로 고함을 지르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나는 두려워, 나.. 더보기
[보통의 존재] 언니네이발관 보컬 이석원 산문집 중 _진실 여자도 남자와 똑같은 권리와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는 진실 늙은이도 젊은이와 똑같은 권리와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는 진실 어른도 아이와 비슷한 권리와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는 진실 우리가 잊고 사는 그런 진실 _해바라기 그러니까 어렸을 때는 '후두둑' 창문을 때리며 내리는 빗소리만 들어도 내 가슴은 너무나 뜨겁게 반응했다. 그럴 때면 난 해바라기의 를 틀어놓고 반복해서 들으며 종로 세운상가 앞길을 비를 마즈면서 뛰고 또 뛰었지. 뛰다가 비를 피해 모여든 사람들 틈을 헤치고 버스정류장에 들어서면, 교복을 여중생이, 그러니까 여주인공이겠지. 나를 의식하며 서 있는 거야 우리는 모르는 남남인데 아직 사귀지도 않았고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는데도 우린, 이미 사귈 거 다 사귀고 벌써 가슴 아픈 이별이라도 한 것.. 더보기
09/09/24 감수성, 감성. 글을 쓰고싶다. 그려가는 내글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게 하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그림도 그리고 싶다. 가끔씩 힘들고 무료할 때 물감을 팔레트에 짜서 하얀 종이에 색을 입히는 상상을 해. 그러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 아이를 키우고 싶다. 작고 예쁜 집에,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마당(그리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는)이 있어서 거기에 앵두나무도 심고 사과랑 감이랑 석류나무도 심어서 잘 가꾸고 싶다. 나를, 너를 닮은 조그마한 아가를 보며 볕이 잘 드는 거실에 포근한 요를 깔아놓고 낮잠을 자고 싶다. 그러면 당신도 곁으로 와 함께 잠을 자고 싶어 질거야. 잘 가다듬어진 사고를, 훌륭하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지치지 않는 체력에다가 명석한 사람.. 더보기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 (2009.02.07 03:30) 잔다 일어난다 문이란 문은 다 열어서 환기를 시킨다 노트북을 켠다 노래를 튼다 방을 쓸고 닦는다 이메일을 확인한다 서핑 디 이너넷 책을 읽고 쓴다 글을 쓴다 기타를 만진다(영호한테 배워야지 생각을 한다) 밥을 먹는다 이까지하고나면 한 오후 3-4시쯤 된다 책장에서 하나씩 꺼내서 책을 읽거나 정리를 한다 체육복으로 갈아입는다 가방에 책이랑 사무용괘지랑 하이테크0.3짜리 까만펜이랑 휴대폰이랑 필통을 챙겨넣는다 이어폰을 끼고 집을 나선다 일부로 빙 둘러서 운동장에 도착한다 스탠드에 앉아서 책을 읽고 받아적는다 가방을 벗어둔다 체조를 한다 달린다 걷다가 다시 달린다 또 달린다 힘들다 싶어서 가방을 들고 학관앞으로 간다 그림을 그린다 춥네, 하며 다시 빙 둘러서 집으로 향한다 오는길에 고래고래 목청높여 노래를 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