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1 #2 여름이 무르익어간다. 눈에 드는 햇볕이 강해 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니는 일이 잦다. 전보다 더 많이 걷고, 자주 계단을 오르 내리는 일상. 그제는 화방에 들러 먹물과 붓한자루와 화선지 묶음을 좀 사왔다. 만원 조금 넘게 들었다.색이 고운 것들이 많아 사고싶었지만 집에 있는 수채물감을 먼저 써 보기로 했고, 물감이나 먹을 갤 조그만 종지는 목요일에 황학동시장에서 사기로 하고,. 당분간은 잉크를 담아 쓰려고 두었던 크림 통을 써야지, 하며 돈을 아꼈다. 엄마아빠가 여행에 다녀오시면 본가에 가 서랍한켠에 넣어 둔 벼루며 연적이며가 가지런히 담겨있을 정갈한 나무 상자를 챙겨와야겠다. 먹을 가는 냄새를, 종종 지하철이나 길가에서 맡는 날들이 있었다.생각해보면 대게 여름날에 그랬다. 그리고 스무살이 넘어..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1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