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을> _ 가을이라 그런가. 조금만 더 기울이면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자주 코끝이 찡하고 마음이 아프다. _ 가을이라 그런지 그리워지는 것이 많아지고 네 생각이 자주 난다. 뭐가 그렇게 겁이 났니, 우리 이야기에서부터 달아나 혼자가 되버렸던 너는 많이 아픈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고 그 밤의 것들로 인해 나는 울었더랬다. 그런 밤이 있었고 사무치게 그리운 대상이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이 되었다. 그러다가도 문득 지나고 말, 그 이야기가 가슴에 콱 박혀서는 떠나지를 않는 것이었다. 오늘처럼. 어데서 체리향 비슷한 짙고 탁한 단, 향이 풍겨오고 나는 무력하게 속수무책으로 그것에 마음을 내 주고 있다. 책들을 뒤져보기도 하고 빵을 씹어보기도 하고 물을 마셨다가 글을 쓰다가 공부를 하고 음악을 듣다가.. 더보기
운동화 끈 묶는 남자와 나 실수로 밟아버린 네 운동화끈이 스르르 풀렸다. 홀깃 흘리는 눈매도 즐겁다. 너가 운동화 끈을 묶는 것 하나가 나에게 이런 저런 생각을 가져다 준다. 가을의 것이라기에는 따가운 햇볕에 노릇노릇 낯빛은 익어만가고 삐질삐질 땀이 나는 데도 둘 이 손을 꼭 잡고 이곳 저 곳을 다녔다. 함께라는 것이, 이다지도 즐겁다 꼭 일년 째의 날. 한글날이라 티비에서는 유명인사들 나와 이얘기 저얘기 이런 행사가 있었다 설명이 많은데 우리는 설명없이 마주 잡은 손 하나로 말이 필요없다 그래서 더, 지금이 즐겁고 좋아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너 와 나 * 더보기
생각해보니 너를 처음본건 스무살, 그 푸르던 나이의 9월이엇다. (_그때의 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펄펄 열이 났었다.(물론, 지금도 여전하다만) 그 때의 나는 긴 머리를 질끈 묶고 항상 운동화를 신고 다녔었다. 학교에는 쪼리를 딸딸 끌고다녔었고. 떠올려보면 너는 참 순진한, 그래서 더 펄펄 열이 나던 남자애였다. 그래서, 나는 네가 참 좋았다. 자전거 여행을 다녔다는 그 이야기가 좋았고, 그 날의 너와 나를 감싸고 있던 그 공기의 온도가 즐거웠다. 떠올려보니 참 좋았고 좋았던 시간들. 조심스레 네 이야기를 꺼내보이고 어깨를 감싸안았던 그 손을 기억한다. 헤어짐이 아쉬워 몇 번이고 서성였고 또 그리워했었던, 그 시간의 끝에는 항상 네가 있었다. 너는 줄 것이 없다며 미안해했지만 나는 그 마음.. 더보기
가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