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끄적끄적

29 스물아홉이 되었다.스무살, 스물한 살 이었을때 이 나이의 '되고싶어 있는 모습'의 언니들을 생각해보면참 성숙하고 멋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는 아직도 늘 허둥지둥 당황하고 쩔쩔매고 어쩔줄 모르는 내가 익숙해지지도, 좋지도 않다. 나를 거치는 이 모든 순간들에.. 좀 더 자신있었으면, 하지 뭔가 적으려니 코끝이 찡허다. 하비누아주의 이 밤이 지나면, 을 들으며 또 내년 이맘때즘 비슷한 회고를 하려나.온 몸을 울리며 통과하는 목소리를, 세상끝까지 듣고싶다 더보기
이천십육년 이월 올해로 스물여덟살이 되었다. 물밑으로 파고 들어간 무언가가 아직 없다 싶어 부끄럽다가도 이내 생각하기를 더디하는 나이숙제처럼 미뤄둔 논문이 완성되고 나면, 적극적으로 탐색해야지 ... 라는 생각에 오랜만에 집에서 노트북을 켰는데. 윈도우 업데이트취소중이라는 멘트만 뜨고 바탕화면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거기에 석사차시별 자료모아둔거랑 학회다녀온게 그대로있는데. 백업하면 살릴 수 있을까 걱정이네 여전히 아름답고 활기가 넘치는 것에 대해 눈을 쉬이 떼지 못한다.더 아름답고 생기가 넘치고 싶다, 는 생각을 하며 이십대초반의 어느 날들을 더듬더듬 떠올려보는 겨울 더보기
문장 내일이면 마흔여장의 프린트로 사람들에게 쥐어질 페이퍼.확신없이 적어둔 문장을 몇번씩 계속 눈으로 읽고 입술로 말했다. 그랬더니 글이 화면으로 쑤욱 녹아든 듯한 느낌이 든다.글도 닳는다, 라는 제목으로 짧은 몇 문장을 쓴적이 있었다. 지금도 같은 기분이 든다 작성자안성은작성일2012.04.27 01:50 글도, 닳는다 오늘은 그런걸 본 날인 것 같다아직은 바람이 쌀쌀한, 봄의 시간들.문장들이 달그락 살림을 살고, 나는 손끝으로 쫓아가고 있다.자주 매만졌던 문장은, 그만큼 닳아서 맨들맨들해졌고시선만으로는 좇아갈 수 없었던 문장들도지금은 마음을 잠잠케 한다 신기한 일이다.문장이 닳는다 - 더보기
글쓰기의 어려움 - 새벽에 일어나겠다는 다짐글 하나에 이렇게 쩔쩔매서 어쩌자는 거야. 아직 써야할 텍스트는 두개가 더 남아 있는 상황욕심을 내서 그런가. 아는 만큼 전하는 것도 이렇게 어려워서야 어쩌겠냐고. 자책도 해보고 아침에 일곱시에 일어나 잠이 설깬 목소리의 네 전화를 받았다.고마워서 정신이 또렷해졌다가, 왠걸. 다시 잤다. -꿈 1,21 꿈에서 우유자매와 수정이랑 사과에게 목줄(것도 엄청 손잡이가 놓치기 쉬운)을 하고 박아타 라는 교수를 찾으러 학교로 갔다. 아이들이 그 비내리는 아침에 학교로 간 것은 한가지 이유뿐이없다. 내 텍스트 완성을 위해 그 교수가 필요하다는 오판(ㅋㅋㅋ)에 의한 것이었으나,. 사실 그 곳에 그 교수가 있을 것이라던가 내게 도움을 주리라는 확신은 전혀 없는 상태였다. 비는 내리고 사과는 .. 더보기
14/04/07 > 순수한 시각성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을 던지려던 순간 마크 로스코의 작품과 잭슨폴록의 작품이 생각났다.아주 기본적인, 색에만 집중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에는 왠지 모를 엄숙함과 비릿한 열정의 자취, 냄새가 함께 맡아졌다. 어제 오랜만에 외가를 찾았고, 옛날에는 부자였다던 건너편 빈집을 보며, 정확히는 그집 무너진 담벼락에 핀 돌복숭아 꽃을 보며. 비현실적인. 물기가 촉촉한 풍경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세월이 가고, 거기에 있었던 사람들이 죽고, 집이 조금씩 낡아 부서지는 세상.할머니집 돌담이 올해 무너져 새로 지었고, 옆집, 삼촌의 친구 노모가 사신다는 집의 담벼락도 무너져서 컨테이너 판을 얽어 덧대두었다. 지천에 꽃은 사방으로 피어있어, 그동네 사람들은 꽃구경에 감동이 없었다. 개구리가 겨울 잠에서 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