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이전에는 '밤'이라는 말이, 그리 아름다운지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따뜻하고 보드럽고. 깊은 단어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 여기 적어본다.문장은 닳고 닳아 늘 쓰던 말들은 구질스럽게 되었다.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요며칠은 밥한끼도 못먹고 마실 것들로만 몸을 축냈다. 달아 죽겠는 녹차라떼, 오렌지 에이드, 스트로베리바나나 쿨라타, 암바사, 물 물 물, 자몽주스, 아이스티, 물물물 , 물물문득문득. 가만가만 쓰다듬어보고, 괜히 눈물이 핑 돌아서, 혼자 코를 팽 풀었다. 이 더러운 몸에서 기이한 것이 자랐구나. 비로소 작아지고 낮아지고 몹쓸 것이 되어 본다. 근래 바타이유가 남긴 텍스트 몇개를 읽었고, 이에 관한 사드와 수전손탁의 논의를 살폈다. 텍스트는 깊고 행간은 무게가 있어 쉽게 맥이 잡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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