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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too 시간이 지나가면, 많은 것들이 흐릿해져간다 꽉움켜진다고 흘러내리지 않는게 아니야 몇몇의 목소리를 떠올리려 노력했고 그게 쉽지않았다 여름은 반쯤 꺾인 듯한 기분이들었고, 만 걸음이 넘게 걸어다닌 하루의 끝에는 허기짐만 남았다 몇가지 단어와 이미지와 대롱대롱 매달린 목소리가 손을 가만히 펴보게했고 움켜쥐게도 한다 추워서 돌려꺼버린 7737번 버스 에어컨생각이 문득 나면서, 스물한살의 여름날 종점으로 갔던 7016번 기사아저씨 생각이 문득 이 밤, 여름공기 더보기
2013/07/03_인천함 안, 이등병 침실 위에서 이 땅의 이곳 저곳에서 죽은 친구를 만난다. 너는 가끔은 하늘이고, 바다이고, 또는 앳된 해군의 모습이고 오토바이 바퀴의 한 부분이다. 이등병 침실에 누워 등으로 바다물결을 느끼며, 나는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젊은 해군의 모자에서 또 너를 본다. 완성될 필요가 없는 문장들을 여기에 또 적어본다. 가만가만 네 이름을 불러보는 것이 고작이다. 그게 아프고 무섭고 한다. 더보기
2013-06-10 열일곱, 내게 상처도 주고 숱하게 벅찬 기대도 안겨준 친구가, 꼭 널닮은 노래라며 전해준 노래. 꼭 팔년만에 다시 들어본다. 섬세하게 돌보지 못했던 너와의 순간들이 아쉽고 미안하고..아프고 그렇다 - "내.유일한 욕심은 너야" - 거실 보일러전원에 28도 라는 숫자가 떴다 그런거 치고는 선선하고 바람이 깊은 새벽, 지혜가 샤워하고 나온 욕실엔.온통 바디클렌징 향으로 가득하다. 탐스러워 조금 쓰고나왔더니 살결에 다 묻어왔다. 가만히 맡고있으니 왠, 낯선공간에 파묻힌 기분이다 - '해는.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 차분하고 향기로운 글. 그 글을 쓰고 지우고 했을 너의 손에 입맞추고 싶단 충동이, 순간 들었다 겸허한 시선 눈빛..손잡고싶다 - 여름은 늘 생경하다 이 놀라운 계절이, 나는 그리도 그리웠구나.. 더보기
위로 지금은 예전만큼 글을 쓰지 않는다. 짧은 문장으로 토막난 단상만을 기록할 뿐이다. 언제 위로를 받는지. 나는 그런 것에 대해서 요즘 생각이 잦아진 것 같다. 글 속에 기억을 담아두고, 한번씩 찾아 꺼내볼 때 마다 위로를 받는다. 사람에게 받는 위로보다 훨씬 따뜻하고 포근할 때가 있다. 그게 참, 결국에 사람은 혼자라는 생각이 들게해서 문득 놀란다. 외롭고 쓸쓸한 가게가, 일기장 속에 있는 것 같다 그 속에는 내가 버려두고 그리워했던 것들이 가득하다. 그러니까 외롭고 쓸쓸한 것은 사람들이 말하는 형태의 텅 비고 백지의 나달거리는 종이뭉치가 아니라 빼곡하고 노릇한 햇살이 담긴 그릇이다. 요즘은 그 가게 방문이 잦다. 여름이 와서 그런가보다, 한다. 더보기
어쨌거나, 오늘을 사는 것은 중요하다. 처음으로 커피뽑는 일을 하러 갔고 어쩐지 더 열심히 공부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정직하게 일하고 벌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발바닥으로 하는 일은 고되다는 생각이 절로든다 그리고 세상 아버지들에 대한 생각이 문득 들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