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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끄적끄적

아빠를 따라 미술/골동품 경매 구경을 갔다가 오는데 햇빛이 나른하고 좋았다.jpg




1  내일이면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라는데 마음은 아직도 가을의 어덴가에서 헤매고 있나보다. 우울하고 짜증나고 이런 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가까운 타인을 대하는 낯빛도 정돈 못하는 게 '나는 너희와 달라 나는 그렇게 살지는 않을거야' 하며 커다란 고민을 한답시고 찌질하게 앉아서 이렇게 글이나 쓰고 있다. 한심하기 짝이 없네정말


2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거야 기대하면서
더 나을 내일을 위해 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니, 

  동생과 카페에 앉아 불평불만을 늘어놓고서는 돌아와 너에게 던진 그 질문을 나에게 던져본다. 선택과 집중. 말은 쉽고 행동은 더디다.  철없고 어리고 대책없을 줄 알았던 동생이 사실은 많이 깊고 어려운 마음들 일들에 대해 성실하고 책임감있게 사고하고 있어서 누나가 많이 부끄럽고 또 죄스럽다. 너를 있는 그대로 보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외면했던 마음이 부끄럽다


3
  외로운 마음을 가을의 선선함이라고 생각하는건지,
미련없고 그리운 마음같은 것들만 잔뜩 가져다주는 가을 바람을 외로움이라고 생각하는건지 구분도 못해내고 지금 이 곳에 웅크리고 곰팡내 팍팍내며 짜부러져 가는 듯한 스스로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게 좀 아프고 또 한심하다.


4  
그리고 너에게 좀 많이 미안해
언제쯤 나는 깊어갈까. 얕고 또 많이 어리고 참을 성이 없다